담임목사 칼럼

선행 (이레나 샌들러)

선행 (이레나 샌들러)


“빛과 사랑”이라는 아주 얇지만, 아주 귀한 신앙적인 소식과 글들을 소개하는 크리스천 매거진이 있습니다. 매달 교회로 보내어지는데, 개인적으로 영적인 인사이트를 받기도 하고, 신앙적인 감동과 도전을 받기도 합니다. 제 칼럼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받은 2월호에 “이레나 샌들러”라는 한 인물에 대한 글이 실려,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레나는 191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님을 여의하고 한 유대인 가정에 입양되어 자랐습니다. 비록 양부모 밑에서 자랐으나, 사랑을 받고 자라, 바르샤바 복지국에서 일하는 훌륭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939년, 그녀의 나이 29세 때,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여, 그녀가 사는 지역에 유대인들을 모아 감시하는 게토가 세워집니다. 유대들이 나치에 의해 갖은 핍박을 당하는 모습을 본 이레나는 유대인들을 돕는 비밀조직 제고타(Zegota)에 가입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게토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서,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위장 간호사로 근무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아이들을 주기적으로 당시 유행하던 발진티푸스병이 걸려 격리시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아이들을 탈출시키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탈출 시켰는데, 앰뷸런스를 태워 구출하거나 아이들을 커다란 공구상자, 혹은 가방 또는 관에 숨겨 탈출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여 아이들을 탈출시켰느냐 하면, 검문소를 지날 때, 아이들이 칭얼거리고 울 것을 대비하여, 검문소 주변의 개들을 일부러 짖게끔 훈련을 시켜서,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녀는 탈출에 성공한 아이들을 폴란드 가정에 입양시키기도 했고, 카톨릭 수녀회가 운영하는 고아원에 맡기거나 다른 나라로 입양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제고타 동료들과 함께 구한 아이들의 수가 2500여명, 그녀 혼자서 탈출시킨 아이들만 4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목숨 건 어린이 구출작전은 1943년 말 독일 나치 비밀 경찰인 게슈타포에 의해 발각이 되고, 그녀는 팔다리가 모두 부러질 정도로 고문을 당하고 사형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나, 비밀조직 제고타가 독일 군인을 매수하여, 그녀를 극적을 구출하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무사히 숨어 살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인터뷰 중에 그녀는 자신이 영웅으로 칭송 받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늘 말씀하시기를 누군가가 물에 빠지면 마땅히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저의 선행은 결코 칭찬받을 일이 아닙니다. 당연하 일입니다.”


이레나 샌들러는 쉰들리 리스트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오스카 쉰들러를 생각나게 합니다. 나치 독일군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그들의 선행은 우리로 하여금 선행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선행이 무엇입니까? 선행은 누군가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으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일단 돕는 것입니다. 미국 문화 가운데, 매우 자연스럽고 적극적이며 자발적인 문화가 있는데, 바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데에 매우 적극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누구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알려지면, 그 즉시 도네이션이 이루어지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는 단순히 도네이션 문화, 또는 돕는 문화가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긍휼히 여길 줄 아는 마음가짐, 즉 미국인의 정서가 그러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십여 년 전, 장인 장모님이 미국에서 한 달여 지내시면서 손녀들에게 학교 라이드를 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장인어른이 제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미국 사람들은 운전할 때, 양보를 잘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였습니다. 자비와 긍휼을 베푸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이요,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은혜를 입은 우리가 반드시 갖춰야 할 성품입니다.  


몇일 전, 비가 억수같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커피 한잔하며, 성경을 읽고 있는데, 홈리스가 비를 피해, 커피숍으로 들어왔습니다. 행색을 볼 때, 홈리스라고 하기에는 나름 옷을 따뜻하게 입고 있어 아닌 듯 보였으나, 샌달 밖으로 나와 있는 시커먼 발가락을 보고 홈리스 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수중에 캐쉬가 없어, 망설이던 중, 계속 비가 올 것 같아, 약속 잡은 심방 뒤에 캐쉬를 ATM에서 빼 와서 드려야 겠다고 생각하였으나, 결국 심방 뒤, 여러가지 신경 쓸 일이 많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그냥 카드로 빵과 따뜻한 차를 사드릴 걸 어차피 캐쉬를 드리면, 술이나 마약을 구입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라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저에게는 작은 소원이자 비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목회자, 선교사님들을 다각적으로 돕고 후원하는 일입니다. 지금은 재정도 없고, 막연합니다. 간혹 여유가 있을 때, 아내를 통해 작은 도움을 드릴 뿐입니다. 그러나, 제가 품는 소원과 비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므로, 지경이 넓혀질 것을 확신합니다. 선행, 돕는 일은 언제나 보람입니다. 우리가 오스카 쉰들러, 이레나 샌들러가 될 수는 없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행색이 초라한 행인을 돕는 선행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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